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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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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등록일2008-01-28

본문

거식증은 한방 병명으로 열격반위(噎膈反胃)에 해당한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을 살펴보면
“혈과 진액이 다 줄어들면 위완(胃脘)이 마르는데 그 마름이 위로 목구멍 가까이에 있으면 물을 마실 수는 있으나 음식은 넘기기 어렵고 간혹 넘긴다고 하여도 많이 넘기지 못하니 이것을 열(噎)이라고 한다..... 열(噎)은 지나치게 정신을 쓰고 생각해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스스로 정신을 수양해야 치료할 수 있다.”라 하였고,
[경악전서]에서는
“10개월 가량의 노력과 마음의 안정, 조리가 더해지지 않으면 낫지 않는다.”라 하였다.

한의학에서는 원인에 따라 질병을 크게 둘로 구분한다.

하나는 부정한 기후에서부터 병이 생기는 외감(外感)이 있고,
다른 하나는 생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기는 내상(內傷)이 있다.

이 중에서 내상을 다시 세분화 하면,
음식상(飮食傷) 노권상(勞倦傷) 칠정상(七情傷) 방노상(房勞傷)이 있다.

음식상은 불규칙한 식생활과 편식, 과도한 음주, 지나친 육류나 인스턴트 섭취,
날것이나 차가운 음식의 적절치 못한 섭취 등으로 인해 장부가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노권상은 과도한 노동이나 운동과 같이 지나친 육체적 활동으로 인해
장부가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장기간의 스트레스나 고민, 생각 등으로 인해
육체가 피로해진 상태도 노권상에 포함되기도 한다.

칠정상은 일곱 가지의 마음 상태,
즉 喜怒愛思悲恐驚(웃고 화내고 사랑하고 생각하고 슬퍼하고 공포스럽고 놀래는 것)의
과도함으로 인해 장부가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칠정상은 요즘 쉽게 얘기하는 신경성 질환들이 여기에 해당하며
스트레스로 인해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말한다.

방노상은 과도한 성관계로 인해 장부가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적절한 성관계는 삶의 활력을 줄 수 있지만
과도하면 몸이 손상될 뿐 아니라 늘 피로하며 활력도 잃게 된다.

이처럼 내상에는 네 가지로 분류하게 되고,
이것이 인체를 손상하는 기전에 따라 다시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다.
음식상과 노권상은 인체의 기(氣)를 손상하고,
칠정상과 방노상은 인체의 혈(血)을 손상한다.

따라서 거식증이라는 병은 정신을 너무 과도하게 써서 혈과 진액이 손상되어 생기는 병이다.
혈과 진액은 체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여 음식물이 거부감 없이 잘 내려가게 하고,
음식물을 삭혀 흡수를 용이하게 돕는다.
전에 말했듯이, 음식물이 삭혀지기 위해서는 열기와 습기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열기가 너무 적거나 습기가 너무 적으면 소화흡수가 잘 될 수 없다.
여기서 혈과 진액은 습기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신을 과도하게 썼을 때,
물은 마실 수 있어도 음식은 넘기기 어려운 것이 이 때문이다.
또한 맨 밥을 먹는 것이 어려워 국이나 물에 말아 억지로 먹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거식증이 잘 생길 수 있는 사람들의 유형을 보면
평상시 감정을 밖으로 잘 표현하지 않고,
어떤 일이든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많다.
보통 성공이나 성취하는 것을 행복의 잣대로 여겨
자신을 철저히 통제하고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
또한 비관적인 생각을 많이 하며 나쁜 결과를 본인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따라서 무슨 일을 하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이 운동이다.
적절한 운동과 함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술과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은 줄여야 하며 야채와 과일은 좀 더 먹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